
경주 함월산 기슭에 자리 잡은 골굴사는 일반적인 사찰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자아냅니다. ‘한국의 소림사’라는 별칭답게 사찰 입구부터 스님들의 무술 동작을 재현한 동상들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방영되며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이곳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선무도의 본산이자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경주의 대표 명소입니다.
험준한 바위산에 새겨진 예술, 보물 제581호 마애여래좌상
함월산 골굴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꼭대기에 위치한 ‘골굴사 마애여래좌상’입니다. 보물 제581호로 지정된 이 불상은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석굴사원 건축의 백미로 꼽힙니다. 불상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제법 가파른 계단과 암반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무술 수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정상 부근에서는 바위 사이로 난 좁은 구멍을 통과하거나 설치된 밧줄을 잡고 이동해야 하는 난코스가 존재합니다. 이 과정에서 동해안 지질공원의 특징인 ‘타포니(바위가 풍화되어 벌집처럼 구멍이 뚫린 지형)’ 구조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험한 길을 통과해 마주하는 마애불의 인자한 미소는 힘든 산행의 피로를 단번에 씻어줍니다.

한국의 소림사에서 즐기는 선무도 상설 공연과 템플스테이
골굴사는 세계적인 선무도 총본산으로, 국내외 수련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매일 오후 15시에는 대적광전 앞마당에서 선무도 상설 공연이 펼쳐져 관람객들에게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한국 전통 무술의 정수를 선보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며 스님들과 함께 체력 단련을 하는 모습도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사찰의 지형 자체가 가파른 암반 지대이기 때문에 평지를 찾기 힘들 정도지만, 그중 가장 넓은 자리에 큰 법당인 대적광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지장굴, 산신굴 등 바위가 움푹 들어간 곳마다 기도처가 마련되어 있어 자연과 종교가 하나 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함월산 골굴사 방문 전 알아두어야 할 실전 팁
함월산 골굴사는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입니다. 다만 사찰 내 경사가 매우 심하고 바위 위를 걷거나 밧줄을 타야 하는 구간이 있으므로 반드시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해야 합니다. 일주문 바로 옆에 범종각이 위치한 독특한 배치도 경사가 심한 지형적 특징 때문이니 놓치지 말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바위에서 샘솟는 금강약수로 목을 축이며 오르다 보면 칠성단과 나한굴 등 숨겨진 기도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무도 공연 시간을 미리 체크하여 방문한다면 더욱 풍성한 관람이 될 것입니다. 경주의 고요한 평지 사찰들과는 또 다른 거친 매력과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함월산 골굴사에서 특별한 연말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