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1의 명가 전북 현대를 이끌고 2025시즌 통합 우승(더블)을 일궈낸 거스 포옛 감독이 한국을 떠난 직후 소신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포옛 감독은 우루과이 라디오 채널 ‘스포츠 890’에 출연해 한국 축구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을 가감 없이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기술력 이면에 숨겨진 고질적인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한국 축구계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기술은 아시아 최고, 하지만 지나친 소유에 집착
포옛 감독은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기본기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며 아시아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라고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선수들이 볼을 돌리는 것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한국 축구 특유의 점유율 집착을 꼬집었습니다.
그가 지적한 핵심은 ‘의미 없는 볼 돌리기’입니다. 기술은 훌륭하지만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상대 수비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준다는 것입니다. 포엣 감독은 “패스를 이어가며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소유에만 집착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현대 축구의 흐름인 빠른 공수 전환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직선적 공격의 부재와 유럽 진출의 걸림돌
포옛 감독은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직선적인 공격 전개’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술을 마무리로 연결할 수 있는 속도와 결정력이 부족하다”라며 점유율을 위한 점유율이 아닌, 득점을 위한 효율적인 축구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실제로 포옛 감독은 전북을 맡은 후 드리블 시도를 줄이고 직선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많은 선수가 유럽 무대를 갈망하지만 기대만큼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선수들의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한국 선수들이 가진 잠재력과 실력에 비해 이적료 등 시장 가치가 낮게 책정되어 있어, 오히려 유럽 구단들이 그 가치를 과소평가하거나 적극적인 영입에 나서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전북과의 화려한 이별, 그리고 남겨진 과제
포옛 감독은 2024년 12월 부임 당시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전북 현대를 단 한 시즌 만에 K리그1과 코리아컵 우승팀으로 바꿔놓았습니다. 22경기 무패 행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명가 재건에 성공했지만, 그의 끝은 이별이었습니다. 시즌 막판 불거진 마우리시오 타리코 코치의 인종차별 의혹 징계와 가족 문제, 시차 문제 등이 겹치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이룬 시점에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별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타리코 코치의 징계 과정에서 느낀 심리적 위축이 결정적이었음을 시인하면서도, 현재까지 전북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포옛 감독은 떠났지만, 그가 한국 축구에 던진 ‘점유율보다 효율’이라는 화두는 K리그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되었습니다.